나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사진의 퀄리티는 상관 없다. 예쁘게 나왔는지, 흔들리지는 않았는지도 상관 없다.물론 더 잘 나온다면 좋기야 하겠지만, 아름다운 사진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 사람들이 하는 말 중 '결국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어렸을적의 나는 이 말이 정말 말도 안되는 궤변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건 부모님의 영향이 어느정도 있는데, 가족 여행을 갈 때마다 엄청난 양의 사진을 찍으셔서 노느라 1분 1초가 아까운 어린 나의 마음을 애태웠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컸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여전히 나는 예쁜 가족 사진을 찍기보다는 여행을 조금이라도 더 만끽하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달은 사실 하나는 있다. 바로 사진으로 남겨두..
집에 있을땐 곤히 자고있을 7시에 눈을 떴다. 영국에서의 첫날이 밝은 것이다. 전날 밤거리를 걸을 때는 크게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창 밖으로 보이는 이국적인 풍경에 내가 해외에 있다는 것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재빠르게 옆자리에 퍼질러 자고 있는 친구 얼굴로 배게를 던져 하루를 시작했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원래 일반 공동주택을 개조한 곳이라고 한다. 이 때문인지 주변을 걷다보면을 보면 마치 게스트 하우스나 에어비엔비에 묵은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아쉽게도 조식이 제공되지 않아 주변에서 아침을 해결해야 했는데, 마침 Earl's Court 역 바로 앞에 간편식 등을 파는 LEON 이라는 가게가 있어 들어가 보았다. 그리고 영국의 사악한 가격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영국이 EU를 탈퇴한 후 후폭풍으로..
대학교 1학년을 열심히 살며 받은 모든 상금과 소득을 끌어모아 준비한 자금에 부모님의 약간의 도움이 얹혀 성사된 32일간의 유럽일주가 더 이상 계획으로만 남아있지 않은 순간이 온 것이다.외출 준비를 모두 마치고 캐리어의 지퍼를 잠그는 순간 비로소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내 비행기가 12시 25분 출발이었기 때문에 집에서는 너무 빠르지 않은 9시 쯤 출발했다.친절하신 아버지께서 아들의 출국 소식을 듣으시고 반차까지 써주시며 공항에 동행해주셨다. 나는 스텐바이 티켓을 사용해 오늘 출발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신경써주신 아버지께 감동할 뿐이었다. 2월 2일 출발분의 스텐바이 티켓은 자리가 매우 오르락 내리락 했다. 바로 다음날인 2월 3일분 비행기의 잔여 좌석이 37석 가까이 남은 것에..